십자가의 죽음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제자들과 이 밤에 함께하는 유월절 식사는 제자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잔혹한 폭력에 자신을 맡겨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예수님에게는 제자들과 함께하는 유월절 식사는 하나님의 구원을 기념하는 축제보다는 제자들을 두고 가야 하는 걱정과 아쉬움, 그리고 미쳐 못다 한 가르침을 주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한 마음만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 속에서조차도 그랬습니다.

17장은 예수님의 기도에 관한 내용입니다. 짧지 않은 기도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고난을 앞두고 있을 때의 기도 속에서도 온통 제자들을 위한 기도만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기도의 내용은 없습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남겨진 제자들을 위한 기도만 있습니다.

남겨진 제자들을 위한 기도의 내용은 ‘보전’(지켜줌, 보호함)입니다. 멸망하지 않고 ‘보전’되는 것입니다.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함을 ‘보전’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하나 됨’을 잃지 않게 ‘보전’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믿음의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는 ‘보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