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지 않는 만남이었지만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만남이 있습니다. ‘온달과 평강공주’, ‘신데렐라와 왕자’ 등의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는 만남입니다. 한 쪽 편의 입장에서는 조금(?) 손해보고, 낮아지고, 곤란하게 될 수 있는 만남입니다. 때로는 그런 만남 속에는 한 편에서만 전적으로 손해 보는 일방적인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어떤 만남도 전적인 일방적 낮아짐은 없습니다. 만남을 성사시킨 조건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숨겨진 재능이라든지, 외모라든지, 성품이라든지 등등. 매력을 느낄만한 무엇인가 있기 때문에 만남이 성사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높고 거룩한 곳”에 계시는 분이십니다.(15절 상) 피조물 중에 누구도 도달할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만이 계시는 곳입니다. 그곳에는 하나님의 영광만이 있으며, 하나님의 존귀함만이 있을 뿐입니다. 어떤 피조물과도 어울릴 수 없는 ‘하나님의 자리’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어떤 피조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 되심’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극히 존귀하시고, 영원하시며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높고 거룩한 곳”에 계시는 하나님께서 ‘사람’과도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15절 하) 비교할 수 없는 존재로써의 하나님께서 피조물의 세계 속으로 오신 것뿐만이 아니라 “함께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오셔서 함께 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장소적 의미의 함께함을 말하지 않습니다. 영광 받으시고, 존경 받기 만을 위한 하나님 자신만을 위한 목적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시므로 외로움 때문에 오신 것도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사람을 위해 낮아지신 것뿐입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하나님의 영광이 사람과 함께 함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함께 함을 말합니다.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아낌없이 주심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배려(은혜)가 사람 위에 덮음을 뜻합니다. 깨어진 영과 무너진 마음을 ‘소생’시키게 하십니다.

누가 그런 하나님과 만날 수 있을까요? 성경은 “통회하고 마음이 겸손한 자”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자리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입니다. 죄로 오염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픈 마음으로 돌이키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조차도 오만하고 교만한 사람이 아닌, 오히려 가장 낮아질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통회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