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가시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었습니다. “용모가 변화되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나더라.” 심지어 모세와 엘리야로 나타났습니다. 성경은 그 상황을 ‘영광중에’라고 말합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그 영광의 감격에 휩싸여 임시처소(초막)라도 짓고라도 ‘그 산’에서 살기를 바랄 정도로 감격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산’에서, 영광에 휩싸여 있는 그곳에서 예수님은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나눈 이야기는 ‘예수님의 별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것은 틀림없이 ‘고난과 죽으심’에 대한 내용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대속적 죽음으로 별세하시기(죽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성육신(낮아지심), 생애(사람의 삶), 고난 받으심, 죽으심은 모두 우리의 구원을 위한 것입니다. 그것은 성부 하나님의 뜻이고, 성자 하나님의 목적이십니다.

예수님은 ‘그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기도하시러 올라가셨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예수님이 이 산에서 기도하실 때의 마음은 마치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마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고난과 죽음 앞에서 고민하시는 그 마음 말입니다. ‘그 산’에서의 기도의 내용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기도의 내용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하나님의 원하심 앞에 자신의 인간적 원함을 내려놓는 결단이 있는 기도 말입니다.

예수님은 그 영광의 장소에 영원히, 아니 더 오랜 시간 머물러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그곳에 좋다고 간절히 원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내려가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그 산’에서 이룰 수 없는, 영광 가운데서만 머물므로 이룰 수 없는 것이 ‘그 산’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 산’이 아닌 ‘골고다’라고 불리는 ‘그 산’을 향해 여행을 떠나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그 곳에 머물고자 하는 제자들에게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라.” 그것이 영광 가운데 머물고 싶은 우리의 소망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산’에서 내려가자.”라고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