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마지막 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자신의 군사령관에 의해 암살당했습니다. 불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다윗에게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사건입니다. 정치적으로도 혼란한 시기를 끝내고 안정된 국가를 건립할 수 있는 출발이 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어찌보면 어렸을 때 다윗에게 기름 부으신 하나님의 약속이 결국 성취된 것이라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고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이것을 전혀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기뻐하지만 겉으로만 슬픈 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윗은 이스보셋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그것이 다윗의 진짜 마음입니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습니까? 다윗의 마음을 성경이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이 때의 다윗의 마음 속에서는 기뻐하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증언합니다.

다윗은 왜 기뻐할 수 없었을까요? 적어도 이스보셋의 어이없는 암살로 말미암아 세워진 국가는 정당성을 잃는 것이고, 주님의 뜻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었지 않을까요? ‘기름부음 받은 왕’을 살해하는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천천히 가도 주님의 뜻대로...’ 그것이 다윗의 마음입니다. 내게 유리하고 좋아할 만한 일이 생긴 것이 무조건 기쁜 것일 수 없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아니라면, 정의로운 결과물이 아니라면, 주님의 뜻이 아니라면 결코 기뻐하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천천히 가도 됩니다. 주님의 뜻대로 가면 충분한 것입니다. 조금 늦게 이루어져도 그것이 안전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