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힘’(24절)은 ‘깨끗함(거룩함)’을 잃은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러면 더 이상 ‘깨끗함’으로써의 쓸모가 없어집니다. 그 가치가 사라집니다. 거룩함의 열매를 맛볼 수 없게 됩니다. 성경에서의 이 단어들은 단지 표면적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일’을 말합니다. 공동체적 의미로는 사회적 통념인 ‘풍속’을 말하는 것이고, 개인적 의미로는 ‘삶의 형태’를 말합니다. 공동체가 개인이 원형의 모습을 잃어버린 상태를 의미합니다. 가지고 있어야 할 거룩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원래의 의미로써의 복된 모습을 찾을 수 없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을 말합니다.

성경은 ‘더럽힘’의 원인을 환경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400년 이상 노예로 살았던 애굽의 풍속과 약속의 땅으로 주신 가나안 풍속과 같은 것입니다. 그 땅은 ‘거룩한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 땅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더러운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주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들도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더럽힘의 원인을 그것만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더럽혀졌다.’고 말합니다.(24절) 그것이 더 근본적인 더럽힘의 원인입니다.

성도에게는 더럽게 되지 않을 수 있는 몇 가지 방편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더럽게 된 상태가 되었을 때의 결과가 무엇인지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땅이 더러운 악한 주민을 토하여 내는 것을 보았습니다.(25절) 애굽에서 나오면서 보았습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면서 보았습니다.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은 그래서 더러워진 가나안 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백성들은 더럽게 되지 않을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더러운 환경 속에서도 거룩할 수 있습니다. 음란한 환경 속에서도 정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더럽혀진 것은 스스로 더럽힌 것입니다. 그 땅의 더러운 것들에 마음이 뺏겨 같이 더러워지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야 하는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로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24, 3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