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규례와 계명을 준행”(2절)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표현은 “내게 청종하는 것”(14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하나님을 따르는 것, 순종입니다. 이는 14~15절에서 더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14 그러나 너희가 내게 청종하지 아니하여 이 모든 명령을 준행하지 아니하며 15 내 규례를 멸시하며 마음에 내 법도를 싫어하여 내 모든 계명을 준행하지 아니하며 내 언약을 배반할진대”(14-15)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성경은 26장 전체에 이렇게 길게 이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다릅니다. 우리는 우상 숭배처럼 하나님의 형상을 섬기지 않습니다. 종교적인 형식을 중심으로 하나님을 섬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대상에 대한 크고 화려한 형상이 필요치 않습니다. 복잡하고 정교한 예식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섬김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것 자체가 하나님을 믿는 행위입니다. 이는 사울의 사건을 통해서 명시적으로 더욱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무엘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삼상 15:22)

준행과 청종의 실패는 ‘믿음의 실패’입니다.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형식)의 종교일 뿐입니다.(18, 21, 27) 성경은 그런 행위를 ‘하나님에 대한 대항’으로 표현합니다.(28, 40절) 믿음에는 형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없는 형식이라면 거기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 종교적 형식의 믿음은 기독교의 믿음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없는 예배가 존재할까요?” “응답의 주체가 없는 기도가 존재하나요?” 내용도 감정적인 요소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내가 정성을 다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중심의 뜨거운 열정도 아닙니다. 그런 현상은 우상 숭배에서 주로 찾을 수 있는 현상입니다.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것과 상관없는 자기중심적 종교적 열정일 뿐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있을 수 있습니까?” 자기 방식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집착에 불과합니다. 우상 숭배와 같은 종교로 변질 된 기독교 믿음에는 하나님의 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거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은 ‘우상이 약속’한 복 이상은 가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정성을 다하고, 전부를 줄 수 있을 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어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요구하심도 아니고, 그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심판의 분노만 쌓아갈 뿐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철저히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에 대한 중심으로부터의 동의와 실제적 실천입니다. ‘준행과 청종’이 믿음입니다. ‘준행과 청종’이 하나님의 원하심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규례와 계명(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진정한 믿음에는 하나님의 기뻐하심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복’이 있습니다. 26장 전체의 말씀의 내용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규례와 계명에 대한 청종’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