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의 모압 이주는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문맥상 나오미는 며느리들에게 신앙적 영향력을 미칠 정도의 좋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모압 이주는 나오미의 남편이 살아 있을 때, 즉 한 가족의 가장인 엘리멜렉이 주도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엘리멜렉에 의한 그들의 모압 이주의 이유에 대해서 성경은 두 가지의 원인이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그들이 거주하였던 유다 베들레헴 지역에 흉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고향을 지키지 못할 정도의 심한 기근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모압 이주는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에 가장 합리적인 길이었을 것입니다. 둘째는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사시대’의 특징은 ‘자기의 소견에 좋은 대로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찾고 자신을 거기에 맞추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앞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엘리멜렉의 모압 이주의 결정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소견’이 훨씬 더 중요한, 아니 그것이 전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도 사사시대에 함몰되어 살아가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소견에 따른 선택에 대한 결과는 오롯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동의가 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에, 신앙적 판단과 결단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모압 이주의 초기 때는 그의 선택이 훌륭했던 결과가 나옵니다. 모압에 잘 정착하고, 자녀들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립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과는 상관없는 삶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결국은 나오미(기쁨)에서 마라(괴로움)로 바뀌게 됩니다. 결국은 남은 것은 미망인 3명 뿐입니다.

그리고 마라에서 나오미로 바뀌게 되는 계기는 ‘룻과 나오미’의 신앙적 결단에서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