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에 관한 성경을 묵상하며 드는 생각은 ‘아쉬움’입니다. 사울의 ‘나중’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울만큼 기대될 만한 사람은 드뭅니다. 사울은 전도가 유망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유력한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9:1) 그래서 어려서부터 부족함이 없이 자랐을 것이고, 좋은 교육을 받았을 것입니다. 사울은 외모적인 면으로도 준수한 소년이었습니다.(9:2) 다른 사람보다 어깨 위만큼 컸기 때문에, 어디서나 눈에 띌만한 건장한 체격도 가졌습니다. 사울은 모든 백성 중에서 비교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를 가졌습니다.(10:23-24) 사울은 성품도 훌륭한 청년이었습니다. 부모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일 줄 알았습니다. 부모의 뜻에 자발적으로 따르는 착한 아들이었습니다.(9:3-4) 부모가 염려가 무엇인지를 헤아릴 줄도 알았습니다.(9:5) 사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소통과 배려의 사람이었습니다.(9:6) 무엇보다도 사울은 신앙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을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9:7-10) 선견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직접 체험하는 은혜를 입었습니다.(10:1-13) 하나님께서 그를 택하여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의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울 때, 그는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도 뛰어난 인물이지만 스스로 겸비하는 청년이었습니다.(10:22) 심지어 백성 중의 일부 고약한 사람들이 자신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을 때도 침묵할 줄 아는 넓은 마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10:27)

그렇게 그대로의 그 믿음과 그 성품을 가지고 세워져 갔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아쉽습니다. 좋은 성품을 잃은 것이 아쉽습니다. 좋은 신앙이 변질되어 버린 것이 아쉽습니다. 하나님과 상관없는 인생이 되어버린 것이 아쉽습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사울의 ‘아쉬움’이 어쩌면 내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주님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았는지, 혹시 마땅한 신앙의 기본조차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식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하나님 앞에서 부르는 찬송은 사라지고, 식사기도 조차도 없는 삶은 아닌지, 날마다 주님의 양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가야 하는 이유로 인해 주님 앞으로 가는 것을 잠시 내려놓고 있지는 않은지...

하나님 앞에서 아쉬워야 하는 인생으로 끝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은혜의 찬송을 부를 수 있고, 한결같이 하나님의 앞에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말씀에 마음과 귀를 열고, 변함없이 예수님의 성품을 간직하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종착지로 가까이 갈수록 ‘아쉬움’이 아닌 ‘감사’를 나타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