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몬 민족은 강합니다. 그들의 선전포고 앞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항복하든지, 아니면 패망하든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처음부터 승리는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선전포고를 받은 요단강 건너편에 있는 이스라엘 민족인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은 항복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그조차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암몬은 항복의 조건으로 모든 사람의 오른쪽 눈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암몬의 요구의 목적은 단순한 항복이 아닌 ‘모욕’을 통한 굴종을 위한 것입니다. 선택지는 더욱 좁아졌습니다. 오른쪽 눈을 내주는 항복 아니면 누군가의 실제적인 도움뿐입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여의치 않습니다. 야베스 사람들이 도움을 청하기 위한 일주일 요구를 암몬이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제된 허락, 즉 끝없은 조롱과 같은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래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라! 절망만을 맛볼 것이다!’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절대로 도울 수 있는 정신이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암몬의 생각은 적중했습니다. 야베스 사람들이 전국으로 전령들을 보내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기대했던 성과, 즉 아무도 즉시로 군사를 일으켜 도우러 오지 않았습니다. 소식을 들었던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리 높여 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모욕을 당하는 것에 대한 깊은 슬픔은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 사울은 달랐습니다. 비록 왕이 된 후에도 백성들의 인정받지 못해 소를 끌고 들에 나가야 하는 이전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름뿐인 왕이었지만, 이 모욕의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하나님의 영으로 인한 거룩한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한 쌍의 소를 죽여 조각을 내어 이스라엘 모든 지파에게 보냈습니다. 이는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더라도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려는 그의 결단이고, 모든 백성에게 보여주는 모범이고 동참에 대한 촉구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사울의 결단에서 일어났습니다. 항복과 모욕을 선택한 야베스 주민이 아닙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백성들도 아닙니다. 거기에서 무엇인가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할 수조차 없습니다. 무엇인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나님 백성이라는 분명한 자부심과 자존감을 가지고 주님을 위해 결단한 사울에게서 나타납니다. 그의 믿음이 삼십 삼만 명의 군사를 일으켰고, 그의 신앙이 야베스 주민에게 확신을 주었으며, 그의 결단이 암몬을 격파하고 하나님 나라를 회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