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의 공격을 받아 타작마당을 잃은 그일라 사람들이 다윗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다윗에게 있어서 블레셋의 손아귀에서 그일라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말처럼 켤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윗은 지금 도망 중입니다.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면 언제든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블레셋이라는 강력한 군대에 비하면 다윗이 가지고 있는 실력은 그에 미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묻습니다. 그 결과, ‘블레셋 사람들을 치고 그일라를 구하라.’ 분명한 하나님의 뜻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사람들이 반대합니다. 우리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데 누구를 도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이유입니다. 그들의 반대는 합리적입니다. 현실적입니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반대입니다. 형편과 사정을 따지면 그일라 사람들을 구하는 선택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다윗은 반대의 의견을 따르는 대신 다시 하나님께 묻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조건과 실력을 살피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달라지지 않았고, 다윗은 상황적 판단이 아닌 신앙적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나님께 물음으로써 답을 찾았을 때, 자주 그 답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다윗은 신실한 사람입니다. 무엇을 할 때 하나님께 물어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형편 없는 상황속에서 하나님께 물었을 때, 응답은 전쟁입니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도피해야 했고, 더 깊이 숨어들어야 하는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더 형편없는 결과를 낳는 응답을 주신 것과 같습니다.

분명한 사실 하나를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응답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아닐 지라도 언제나 그 응답은 ‘좋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그 길은 선하신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힘겨운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 길은 승리의 길이 되고,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하심을 입는 길이며, 주님의 뜻을 이루는 길이 되는 영광의 길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