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막이 완성되고, 제사장들도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제사장들의 위임식과 더불어 백성들을 위한 첫 제사를 드리게 됩니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제사들의 의미와 방식에 대해 상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모세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준비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그리고 있어서는 안 될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께서 명령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향로에 담아 분향함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게 되는 사건입니다.

먼저 무엇보다도 그들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식을 잃은 아버지 아론의 마음이 얼마나 상심이 되었겠습니까? 형제를 잃은 형제들의 마음 또한 슬픔으로 가득찼을 것입니다. 조카를 잃은 모세의 마음이라고 결코 좋을 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전 이스라엘 공동체 또한 가족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이 사건은 그저 호사다마(好事多魔)의 성격을 가진 사건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심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하게 드려질 예배 속에서, 하나님의 심판이 나타난 사건입니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제사가 심판과 죽음으로 얼룩지게 되어버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이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을 중지해야 될 것처럼 보입니다. 제사도 중지하고, 제사장들은 제사장의 옷을 벗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하고, 백성들 또한 흩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아론과 남은 아들들은, 그 백성들은 중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중지할 수 없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백성들을 위한 속죄 제사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일어난 사건 때문에 잠시 멈출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멈출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멈출 수 없는 것들은 가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일수록 멈출 수 없는 것들입니다. 아니 사람들이 그것의 가치를 멈출 수 없는 것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과 믿음이 그런 것입니다. 주님께 마땅히 있어야 할 예배도 그렇습니다. 일상의 모든 삶에서 드러나야 할 신앙적 가치들이 그런 것입니다. 긴 터널 속에서도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도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결국 그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