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정복한 제국 앗수르와 그 세계를 정복하여 제국으로 발돋움하려는 바벨론과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세계의 정세가 전쟁으로 말미암아 요동을 칩니다. 이미 앗수르의 속국으로 전락한 작은 나라들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가 주인이 되느냐는 작은 나라로써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고,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훗날에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일반 백성들도 불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그 고통을 오롯이 몸으로 견뎌야 하는 것은 백성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면 젊은 사람들은 징집될 것이고, 생업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또다시 잃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도 전쟁의 표면적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전쟁의 광기, 전쟁의 결과로써의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폐허, 그 속에서 견뎌야 하는 군상들의 고통 등. 하지만 성경은 그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기록의 목적이 아닙니다. 성경이 드러내려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과 동시에 감추어져 있지만 실재하는 이면적인 것도 있습니다. 첫째는 그 속에서도 하나님은 계시다는 것입니다. 모든 역사와 현상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것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그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이 멸망하는 곳에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백성은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힘의 충돌 속에서 교회는 산산히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복되고, 더욱 든든히 세워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운행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섭리하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세상을 향한 통치를 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붙들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