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의 형통함’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납니다.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악인)’에게는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확신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설사 존재하더라도 하나님의 지혜나 능력이 모자라다고 확신합니다. 이렇듯 자신들의 형통을 기준 삼아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무시하고, 심지어 조롱거리로 삼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확신에 가까운 반응입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형통은 하나님 없이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신앙적 삶’에 대한 회의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사람보다도 못한 자신의 처지를 보면서 ‘깨끗하고 무죄한 삶(믿음의 삶)’이 ‘헛된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을 품게 됩니다. 왜냐하면 ‘신실한 믿음’에 대한 보상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삶은 ‘악인의 형통’ 그 이상의 현실적 형통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인’이지만 때로는 ‘그들처럼 말하리라’라고 합니다. 즉 ‘하나님 없는 삶이 주는 형통’의 가치관에 동조하고 그들의 삶으로 그들의 ‘형통(?)’을 가지려고 합니다.

성도는 ‘절대적이면서 영원한 형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이면서 유한한 형통’을 보면서 때로는 낙심하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흔들리고, ‘상대적이면서 유한한 형통’에 마음을 뺏겨 그것을 삶의 우선순위에 놓으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로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더 분명한 실재에 대한 의심의 자리에 있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실족하게 된 이 시를 기록한 ‘아삽’은 처음부터 결코 놓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청결한 자이게 선을 행하시나”(1절) ‘참으로’는 의심 속에서도, 헛됨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근본적 신앙의 고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 고백은 17절 이하의 고백으로 이끌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