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의 기록자는 하나님께 ‘기억하시고’, ‘생각하실’ 것을 간구합니다.

먼저 그는 신실한 자들을(주의 회중) 기억해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해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그런데 신실한 자들이 겪는 고통의 원인은 성소 때문입니다. 그들은 개인적 삶의 어려움과 고난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소와 회당이 원수들로 인해서 처참하게 훼손되는 것 때문에 겪는 고통입니다. 이러한 성격의 고통은 성소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중요한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겪는 고통입니다. 주의 회중들이 성소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면 그것이 무너지고 훼손되는 것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개인적 삶에 있어서의 소유와 성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성소가 조금 훼손되고, 심지어 무너져 내려도 크게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마음 가운데 고통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성소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의 백성들이 성소의 훼손으로 고통받는 것은 당연한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원수들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거하시는 ‘내 마음’의 성소 속에서 그 흔적이 희미해지고, 성소 안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교제의 간격이 멀어지고, 하나님의 향한 감정이 식어가며, 성소에서 행해지는 하나님을 향한 마땅한 헌신이 무너져가게 된다면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즉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을 나의 왕”이라고 고백하는, 즉 “구원”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고백하는 백성들은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우리를 기억하소서’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기억하심’이 복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회복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기억하심은 ‘구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원수들을 깨뜨리는 ‘승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께 간구해야 할 기도 제목은 ‘우리를 기억하소서’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억해 주실 것에 대한 또 다른 대상은 ‘원수’입니다. 그것이 왜 두려운 것이 되는 지를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