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다는 사생아였고, 배다른 형제들 때문에 가족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는 돕 땅에서 터전을 잡았고 그를 따르는 잡류(가치 없는 사람들)들과 거친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의 세력을 형성한 이제는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입지전적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런 인물이었기 때문에 당시 아무런 무력도 가지지 못한 이스라엘 전체와도 뒤지지 않는 힘을 가지게 되었고, 암몬 자손과의 전쟁에서 유일한 대안이 되었습니다.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순간에 이스라엘 백성은 그에게 자신들의 장관(지도자)이 되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그 때 입다가 그 앞에 온 장로들에게 한 말이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미워하지 않았소? 당신들은 나를 내 아버지 집에서 쫓아내었소. 이제 어려움을 당하게 되니까 나를 찾는 겁니까?” 입다의 이 말은 비수가 되어 장로들의 가슴에 꽂였을 것입니다. 평화의 시기라면 찾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머리를 숙여가며 부탁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입다가 유일한 대안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입다와 흥정하고 계약을 합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며 입다가 ‘이스라엘의 머리’가 되는 것입니다. 사생자로 쫓아냈던 자를 한 순간에 최고의 자리에 앉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흥정과 계약 속에는 하나님의 자리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단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만 보입니다.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을 향한 복수의 칼날만 번득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천한 처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려고 하는 권세욕이 보입니다. 그들 사이에 언급된 하나님은 그저 그것들을 이루기 위한 도구요 수단처럼 보입니다.

입다를 통한 구원이 하나님의 뜻으로 분명히 고백한다면 흥정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들 사이의 계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일에 사용 받는 사람이나, 그것을 부탁하고 동참하는 사람이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언제나 하나님의 의도하심이 먼저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