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자랑은 ‘할례’입니다. ‘할례’를 받음으로 얻게 되는 자격이 있습니다. 특별한 부류에 속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할례’를 이행함으로 율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지킨 것으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할례’를 받음으로 어떤 이들의 지지를 얻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얼마든지 ‘자랑’이 될 수 있습니다. 할례의 흔적은 그 사람의 자격과 종교적 경건에 대한 증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랑’이 될 수 있습니다.

바울도 유대교의 전통에 따라 ‘할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할례’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혈통적으로나 종교적 전통 속에서도 분명한 자격이 있는 사람임에도 ‘할례’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율법의 시행으로써의 ‘할례’의 측면에서도 누구보다도 바울은 자랑할 만한데 자랑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다른 것을 자랑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할례가 의미 없기 때문에 자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자랑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종교적 전통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장로교의 전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출석하는 것도 자랑꺼리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의 구성원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종교적 규범들을 지키는 것도 얼마든지 자랑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경건한 사람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랑은 바울과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그것만이 유일한 자랑입니다. ‘십자가’의 은혜에 비교하면 다른 것들은 갑자기 그 빛이 사라지게 됩니다. ‘십자가’의 사랑이 나타나는 순간 다른 것들은 그 의미가 퇴색되어 집니다. ‘십자가’에서 죄인이 죽고, 세상이 죽어 전혀 다른 ‘새로 지음’을 받은 새로운 피조물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그 흔적이 바울의 자랑이고, 우리의 자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