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보다 거룩함이라”

하나님에 대한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사람에 대한 말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한 말입니다.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입니다. 그리고 그 평가를 통해 타인과 자신을 구분합니다. “너는 네 자리에 서 있고, 내게 가까이 하지 말라!” 타인은 서 있어야 하고, 자신은 앉아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은 타인과 구별되어야 할 특별한 사람입니다. 틀림없이 스스로 거룩한 사람이라고 부를 만큼 그는 종교적인 사람일 것입니다. 어쩌면 타인들도 그를 보면서 ‘나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거룩한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룩함의 기준이 다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하십니다.(레 11:44-45, 고전 3:17, 벧전 1:15-16) 스스로를 거룩한 자로 구별하는 사람은 상대적인 거룩함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타락한 세상 속에서 표면적으로 조금 덜 타락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그에게도 ‘하나님의 거룩함’은 찾을 수 없습니다. 종교적이고 형식적인 거룩함은 있을지는 몰라도(3절), 하나님을 향한 진정한 경외함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갈망조차도 읽을 수 없는 삶입니다. 종교적 유희 속에서 타인과 구별하는 교만만이 있을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거룩함의 기준은 절대적입니다. 하나님 자신이 기준이 됩니다. 누가 그럴 수 있느냐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성도의 마땅한 기준입니다. 적어도 성도의 거룩함의 방향은 그렇게 되어야합니다. 종교적 이행이 나의 거룩함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성도는 주님의 거룩함을 지향하며, 닮기를 열망할 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보시는 거룩함입니다.

성도는 ‘나는 너보다 거룩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따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성도의 기준은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