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이 이해가 됩니다. 물을 구할 수 없는 척박한 광야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물을 보면서 걱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가축의 생명뿐만이 아니라 가족의 생명과 직결되어지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걱정을 넘어선 두려워할 만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의 본질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가?”라고 말합니다.(7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면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믿음이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여부, 즉 하나님이 계시는가? 계시지 않는가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하심에 대한 의심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면 물 부족의 어려움은 틀림없이 해결 될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된 의심입니다. 그들의 의심은 ‘하나님의 함께 하심’에 대한 의심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계시지 않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믿음이 없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셨을까요? 사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계신 증거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들의 눈앞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상징인 ‘불기둥과 구름기둥’이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메추라기(고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침이면 하늘에서 내리는 양식인 ‘만나’를 매일 공급을 받습니다. 키우지도 농사하지도 않았음에도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헤어지지 않는 옷을 입고, 헤어지지 않는 신발을 신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를 자신들의 몸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께서 함께 계심’에 대한 원망을 합니다.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마치 잊은 것처럼, 그러한 것들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아니면 자신들은 그러한 것들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되어서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얻은 결과물이라고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함께하심’으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그런 특별한 은혜를 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라면,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경험한 믿는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면 ‘물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위험 앞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보여야 할 반응은 ‘원망’이 아닌 ‘기도’여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함께하심’의 수많은 증거들 앞에서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더 큰 ‘믿음’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번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면서 ‘함께 하심’으로 인한 하나님의 은혜를 찾아보는 감사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것들을 채우시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