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성 문 앞에서 운명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나인 성에서 나오는 무리와 나인 성으로 들어가는 무리의 만남입니다.

나인 성에서 나오는 무리는 장례행렬입니다. 한 과부의 외아들의 죽음을 매장하러 가는 행렬입니다. 과부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고, 모든 것이었던 외아들이 죽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외아들마저 잃은 여인에게 남은 것은 없습니다. 외아들의 죽음은 그녀에게는 절망입니다. 아니 자신이 죽은 것과 같습니다. 이 장례를 치루고 있는 나인 성의 사람들도 이 장례의 의미가 무엇인지 압니다. 노령으로 죽은 여느 장례의 슬픔과 다릅니다. 그래서 아무도 가벼운 미소도 지을 수 없고, 소곤대는 소리조차 낼 수 없습니다. 더욱 무겁게, 더욱 아프게 외아들이 들어있는 관을 들고 매장할 곳을 향해 가고 있을 뿐입니다.

나인 성으로 들어가는 무리는 예수님의 무리들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나인 성으로 가기 전, 가버나움에서 백부장의 믿을 보았고, 그 믿음으로 죽음의 문턱에 있었던 종이 어떻게 살아났는지 경험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전하시는 말씀의 권위가 어떠한지 귀로 달콤하게 듣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또 다른 역사와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나인 성으로 방향을 잡고 이제 그 나인 성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생명, 희망, 능력, 기쁨 그리고 또 다른 하나님의 역사하심... 이것이 나인으로 들어가는 무리입니다.

나인 성 입구에서 이 두 무리는 절묘하게 마주칩니다. 기쁨과 슬픔이, 죽음과 생명이, 희망과 절망이... 순간 어색한 침묵이 그들을 감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주치며 멀어져야 했습니다.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슬픔과 절망을 향해 어떻게 기쁨과 희망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슬픔 때문에 기쁨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죽음 때문에 생명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절망 때문에 희망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관을 만지시는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죽음이 생명의 부활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슬픔에서 놀라운 기쁨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됩니다. 예수님께서 죽음과 같은 문제에 손을 대시면 됩니다. 그 운명적 만남이 있었기에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생명의 손길이 죽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