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가 열매로까지 가는 것에는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비유가 점층적 의미를 가진 비유라면 듣는 이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듣는 이에게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강력하고 은밀한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씨(말씀)는 지금도 뿌려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얼마나 많은 말씀들이 주위에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방송으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와 같은 매체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성경으로... 그 많은 말씀들 중에 ‘길 가에 떨어짐’은 말씀에 대해 처음부터 반응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들려지는 하지만 나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말씀이라는 것은 세상에 떠도는 수많은 말들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나의 관심을 끌만한 어떤 것조차 되지도 않습니다. 말씀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펼쳐보고, 읽어보고, 묵상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말씀을 존중하거나 그 가치를 인정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억지로 들려지는 말씀에(설교나 성도의 대화)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습관적으로 참석하는 예배 속에서 듣고 싶지 않아도 들려지는 말씀을 마음으로 듣지 않습니다. 물리적 소리는 고막을 때리고 있지만 마음의 귀가 열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전혀 들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마음의 귀는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뿐입니다. 육신의 눈은 강단을 향해 가 있지만 마음의 눈은 감겨져 있을 뿐입니다.(심지어 눈길조차 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씨는 뿌려지고 있지만 마귀가 와서 거두어 갑니다. 지금도 풍성하게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고 있지만 들리지 않습니다.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듣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씨는 뿌려져서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고 싶은 데 열매를 맺기에는 처음부터 기회조차 가질 수 없습니다. 말씀에 대한 가치와 비중을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