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부갓네살이 스스로 자신을 높인다 할지라도, 아무도 그것을 허황된 것이라고 지적하지 못합니다. 그는 단순히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애를 가져도 될만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느부갓네살은 그럴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입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그만한 사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느 날, 느부갓네살은 왕궁의 제일 높은 곳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의 발은 누구도 세우지 못한 화려한 왕궁을 밟고 있습니다. 느부갓네살은 자신이 이룩한 바벨론 왕궁을 거닐면서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그 아래 펼쳐진 도성은 자신이 이룩한 업적이었습니다. 바벨론이라는 이름은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자신이 건설한 바벨론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눈길이 닿는, 아니 그 너머 끝이 없이 펼쳐진 땅은 모두 그가 정복한 땅입니다. 이제는 단순한 바벨론이 아닌 ‘제국 바벨론’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모든 민족과 열방이, 모든 권세와 권위가 그 앞에서 굴복하였습니다.

이제는 느부갓네살 만큼 능력이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높은 권위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그가 가진 영광보다 더 영광스러운 것도 없습니다. 그의 위엄 앞에서는 천하가 무릎꿇습니다. 모든 민족이 그를 경배합니다. 세상이 그를 칭송합니다. 모두가 그의 삶을 동경합니다. 느부갓네살은 최강이고, 최고입니다. 그는 스스로 그것을 말해도 되는 사람입니다. 그는 그것을 이룩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위대한 왕인 느부갓네살이 ‘하늘의 왕’을 높입니다. 만민을 무릎꿇게 만들었던 그가 그 분 앞에서 무릎 꿇습니다. 세상의 칭송을 받았던 그가 그분의 이름을 부릅니다. 살아있는 신으로 경배를 받았던 느부갓네살이 ‘다니엘의 하나님’을 경배합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그가 하나님의 일은 모두 진실되다고 고백합니다. 세상을 통치했던 그가 하나님의 행하시는 모든 것은 의로우심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가 통치하는 제국의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을 높이라고 명령합니다.

왜입니까? 하나님을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천지의 주인은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경험했습니다. 위대한 제국을 건설하였지만 하나님의 낮추심 속에서는 낮아질 수 밖에 없음을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왕궁을 건설한 자신의 능력이나 권세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가 수십 년 동안 피땀 흘려 이룩한 제국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는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위대한 왕! 느부갓네살의 고백입니다.

“백성에게 평강이 넘치기를 바란다. 가장 높으신 하나님이 나에게 보이신 표적과 기적을 백성에게 기꺼이 알리고자 한다. 크도다, 그 이적이여! 능하도다, 그 기사여! 그 나라 영원하고, 그 통치 대대에 이를 것이다.”(1-3절)

“이제 나 느부갓네살은 하늘의 왕을 찬양하고 높이며, 그분에게 영광을 돌리는 바이다. 과연 그가 하시는 일은 모두 참되며, 그의 모든 길은 공의로우니, 그는 교만한 이를 낮추신다”(37절)

우리는 그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