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바벨론 제국(신바빌로니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100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벨사살왕은 바벨론 제국의 마지막 왕입니다. 성경 속에서 벨사살 왕은 느부갓네살 왕과 대조가 됩니다. 바벨론 제국으로 만든 위대한 왕은 느부갓네살입니다. 그리고 벨사살 왕은 그가 이룬 업적의 후광을 누리는 왕입니다. 무엇보다도 느부갓네살은 낮아짐(4장)을 통해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 사람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누구든지 그 자리에 세우시는 줄을 철저하게 깨닫고 이방 왕이었지만 그가 다스리는 제국 전체에 하나님을 높이라는 조서까지 내린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벨사살 왕은 선조의 뜻을 이어받지 못하였습니다. 선조의 업적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의 교훈은 이어받지 않았습니다. 선조의 영광을 자신의 영광인 것처럼 과시하지만 선조의 가장 중요한 유업은 전승하지 않았습니다. 선조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했지만 벨사살은 교만했습니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 18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1832년 귀츨라프 선교사) 아직 200년이 넘지 않은 역사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의 부흥과 성장을 맛보았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과 교회가 되기까지 앞선 교회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와 헌신의 결과입니다. 더 나아가 피와 땀의 결실입니다. 우리는 그 업적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 후광을 덧입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물려받아야 하는 전통은 앞선 믿음의 선진들의 신앙과 믿음입니다. 그들이 이루어놓은 업적과 성과물, 영광에만 취해 있다면 어쩌면 우리들은 벨사살 왕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믿음과 신앙’입니다. 그 외의 것들은 곁가지에 불과합니다. 믿음 없는 번영의 결과만을 물려준다면 그것은 생각보다 더 아플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