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수란 말이 있습니다. 장기 같은 것을 할 때 왕이 외통장군에 걸려 피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쓰는 말입니다. 비유적으로는 ‘꼼짝없이 당했다.’라는 뜻으로 ‘외통수에 걸렸다.’라고 합니다. 다니엘은 외통수에 걸렸습니다. ‘걸렸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을 제거하기 위해 계략에 걸려 도무지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의 삶은 청렴결백한, 완전한 삶이었기 때문에 정적들은 그의 삶에서 흠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약간의 빈틈이라도 있어야 그 흠을 통해 다니엘을 제거할 수 있는 계략을 꾸밀 수 있는데 그것 조차도 용이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니엘 제거를 위해 그들이 동원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은 다니엘의 신앙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국 내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하나님을 향한 그의 신실한 삶이었습니다. 다니엘이 생명처럼 여기며 성실하게 지켜왔던 신앙을 계략의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일종의 기도 금지법’, 아니 정확하게는 ‘다리오에게만 기도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다니엘은 자신의 신앙을 중지하지 않았습니다.(포기가 아니라) 다니엘은 여전히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다니엘의 이런 신실한 신앙이 오히려 그에게는 외통수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고 사자굴에 던져졌습니다.

사자굴에 던져질 때까지 사람들이 기대하는 하나님의 역사는 없었습니다. 사자 굴에 던져지기 전에, 그 직전에 구원하실 수 있는데 사자 굴에 던져지기까지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니엘은 하나님의 믿는 신앙 때문에 사자굴에 던져졌습니다. 우리는 그 후의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자 굴에 던져질 때 다니엘은 그냥 믿음 때문에 던져진 것입니다. 그것은 다니엘에게는 일어난 일이고, 현실이었습니다. 그래도 다니엘은 믿음을 지켰습니다. 어쩌면 다니엘은 그렇게 될 줄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신앙이, 믿음이 우리를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으로 말미암아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기독교인들은 ‘자발적 불편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믿음으로 말미암은 불편할 수 있는 삶을 원하지 않으려면 ‘적당히’ 믿으면 됩니다. ‘적당한 믿음’에서는 풀무 불도 사자 굴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적당한 믿음’에서는 풀무 불 속에서, 사자 굴 속에서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역동적인 하나님의 역사도 경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니엘은 ‘기도 금지법’ 속에서도 ‘기도’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