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이 모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로 이적을 베푸실 때 모였던 사람들의 수보다 몇 배는 많은 사람들입니다. 모인 사람들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제자들이 동분서주하지 않으면 사고라도 발생할 것만 같은 그런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모여든 이유는 한 가지 뿐입니다. 예수님 때문입니다. 그들을 맞이한 예수님과 제자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아니 제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무리들을 맞이하였을까요?

이렇게 모여든 군중들을 만나시기 전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먼저 모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신 말씀이 ‘바리새인의 외식을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외식은 ‘겉만 보기 좋게 꾸미어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외식’에 대한 말씀을 주신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수만 명이 모여 있는 상황 속에서 자칫 제자들은 우쭐해 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목적으로 모였지만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지고, 칭송을 들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명예를 자신의 것으로, 혹은 자신이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들 앞에서 ‘~있는 척’, ‘~되는 척’해야 됩니다. ‘인사 받는 것’, ‘높은 데 앉는 것(칭송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처럼 말입니다. 실제는 그렇지 않은 데 허상을 실제로 착각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직설적입니다. “‘감춘 것’, ‘숨긴 것’은 언젠가 드러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람은 누구나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숨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겉으로는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하며 살아갑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바리새인의 외식’까지는 가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그러한 연약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낮아지고 더욱 겸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