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한 바리새인의 집으로 식사초대를 받으셨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다른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이 있었습니다.(14:1-2) 그들 중의 한 사람이 예수님의 천국 잔치의 비유를 듣고 ‘하나님 나라에서 떡을 먹는 사람은 복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도 고백합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잔치’에 대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중이 얼마만큼 인지 예수님을 알고 계셨습니다.

이미 ‘하나님 나라’에 초대장은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참석을 거절합니다. 밭을 샀기 때문에, 소를 시험하기 위해, 결혼하였기 때문에 등등. 그러면서 ‘양해’를 구합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잔치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합니다. 적어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밭, 소, 결혼’의 가치와 동등한 것이든지, 아니면 더 작은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하나님 나라 잔치’는 그러한 이유 때문에 미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마음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밭, 소, 결혼’과 같은 것을 원하면 그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초대장을 거절하면 ‘하나님 나라’와는 상관없게 됩니다. ‘밭, 소, 결혼’을 무시하거나, 소중하지 않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 먹는 것이 복이 있다’고 말한 바리새인들의 외식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땅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가끔 우리도 그러한 현실 때문에 잠시 ‘하나님 나라’를 내려놓습니다. 아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하나님 나라’를 접습니다. ‘신앙과 믿음’은 두 번째가 되고(실은 두 번째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첫 번째가 되어 버립니다. 세상의 가치 때문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훼손됩니다. ‘하나님께서도 이해하실 거야’라고 합리화하며 내 중심의 생각을 관철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