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그 때 어디선가 예수님을 부르는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눈으로는 자세히 살펴볼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일단의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였습니다. 가까지 오지도 못하고 멀리서 소리를 통해 자신들의 심정을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10명의 나병환자들입니다. 나병이 걸린 순간부터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혼자라면 변장을 하고 모험을 하듯이 예수님께 가까지 나갈 수도 있는데, 10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예수님께 나아가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들이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마음을 전하는 유일한 방법은 멀리서 이렇게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마도 틀림없이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간절한 소원의 내용을 함축해서 말을 맞추어 목이 터져라 외쳤을 것입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것이 그들의 형편이고, 그들의 마음이고, 그들의 간절함이고, 그들의 소원입니다. 그 소리가 예수님께 들려졌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그들의 소원대로 그들을 긍휼이 여기시고 제사장에게 자신을 보이라고 말씀하십니다.

10명이 나병환자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 가면 불치의 병 나병이라도 고침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소리를 들으시면 고쳐주시는 분이라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비록 가까이 갈 수 없지만 간절히 소리 지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아직 나병의 저주가 풀리는 어떤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두려운 마음을 다스리며 마을 안에 있는 제사장에게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10명 모두는 나병에서 놓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가정의 품으로, 이웃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감사’를 아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었을 뿐입니다. 아홉 명의 사람들은 믿음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감사’는 없었습니다. 아홉 명의 사람들은 ‘감사’보다는 ‘병이 나았다.’는 확증을 얻고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 더 중요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 사람은 그것보다는 ‘감사’가 먼저였습니다. 병이 나았음에 대한 제사장의 확증은 그 다음으로 미뤄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였습니다.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사마리아인’은 ‘감사가 있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 만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믿음’보다는 주님께 올릴 ‘감사’가 무엇인지를 살피겠습니다. 그 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많은 감사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