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굴까지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그와 한 걸음밖에 차이가 안 날 정도로 가까이 있습니다. 이 굴이 끝나는 곳이 그의 마지막 삶을 마지하게 될 곳입니다. 더 이상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과정도 그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내 영혼이 사자들(lions)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4절)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삶이었습니다. 강력한 힘이 끊임없이 도망치는 걸음을 붙들고, 잡으려고 그물을 치고, 깊은 함정을 파서 빠뜨리려고 했습니다. 억울한 눈물을 삼키며 어찌 어찌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다윗은 깊은 굴의 그 끝에서 부르짖습니다.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절망의 끝에서 하나님을 찾습니다. 죽음 앞에서 주의 인자와 진리를 보기를 원합니다. ‘사자들 가운데서, 맹렬히 타오르는 불 길 속에서, 목 앞에까지 다가와 있는 창과 화살과 칼 앞에서’ 하나님을 찾습니다. 아니 다윗은 지금까지도 그렇게 피할 길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그물’을 피할 수 있었고, 그렇게 다윗은 ‘파 놓은 웅덩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처한 위기 속에서 가장 좋은 길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여 여기까지 왔을 것입니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다윗은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동시에 최선의 길을 놓지 않았습니다.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주님을 찾습니다. 주님을 의지합니다.

다윗은 절망이라는 캄캄한 그 굴 끝에서 이렇게 확신합니다. “주께서 하늘에서부터 도움의 손길을 뻗어 나를 건지십니다. 주는 나를 뒤쫓는 자들을 벌하십니다. 하나님이 그 사랑과 신실하심을 내게 내려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