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나리온은 로마의 화폐입니다. 데나리온은 단순한 동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데나리온은 당시의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보여주는 상징과 같은 화폐입니다. 당시의 세계는 데나리온의 세계였습니다. 데나리온은 세상이 왕좌에 오른 로마의 세계가 되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데나리온에 새겨진 형상과 글의 주인공인 황제 가이사의 세계입니다. 어느 민족이나, 어느 나라에도 통용되었고, 데나리온으로 세금을 내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로마화 되었고, 되고 있습니다. 로마의 가치관, 로마의 정신, 로마의 사회, 로마의 문화, 로마의 종교, 로마의 경제로 예속되어 갔습니다. 그것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삶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데나리온의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세계(나라)’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결코 잠식당할 수 없는, 무너져서는 안 되는 세계입니다. 절대로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관이고 정신입니다. 이는 데나리온의 세상, 즉 현실을 무시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데나리온의 세상과 단절하라는 말씀도 아니십니다. 데나리온의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쳐야 합니다.’ ‘하나님의 세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야 말로 데나리온의 세상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면서, 데나리온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데나리온의 세상’은 있습니다. 그것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가 데나리온의 세상에 의해 무너지거나, 잠식당하고, 잊어지고, 깨져 버려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이 신앙적 가치관을 여전히 소중하게 간직해야 합니다.